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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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팝업★]"진정한 연기의 神"…'미스터션샤인' 이병헌의 빛나는 진가
등록일 2018-08-20 조회수 882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미스터 션샤인’의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병헌의 연기는 더욱 빛이 나고 있다.



비통한 운명이었다. 이병헌은 아버지처럼 믿고 따랐던 선교사 요셉의 죽음으로 슬퍼해야 했고, 그 슬픔이 온전히 채 가시기도 전에 은인이라고 믿었던 황은산(김갑수 분)이 이끄는 의병 조직에 목숨을 위협받아야 했다.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에서 이병헌이 분하고 있는 유진 초이의 이야기다. “단 한 순간도 조선에게 위협받지 않은 적 없소”라고 말하는 유진 초이의 입가는 떨렸고, 그 감정의 파동은 큰 여운을 남겼다.



매회 진지함 속에서 묻어나오는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미스터 션샤인’의 품격을 높이고 있는 이병헌의 연기는 흠이 없다. 그간 영화 ‘해피투게더’, ‘공동경비구역 JSA’,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광해, 왕이 된 남자’, ‘내부자들’, ‘남한산성’ 등의 셀 수도 없는 많은 작품들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명품 연기를 선보여왔던 이병헌. 그는 2009년 방송된 KBS2 ‘아이리스’ 이후 9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입이 떡 벌어지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묻어나오는 감정들은 깊이가 있었고, 행동 하나 하나에는 기품이 있었다. 주한 미국영사대리인 해병대 장교다운 기품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이병헌은 매회 딱딱한 모습으로만 있지 않았다. 심부름꾼 도미(고우림 분) 앞에서는 언문을 깨우치지 못해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으로, 과거 추노꾼이었던 전당포 주인 일식이(김병철 분)와 춘식이(배정남 분) 앞에서는 “상자 속 소년이 떨고 있소”라고 얘기하는 장난기 가득한 인물로 그려졌다.



연분을 가진 고애신(김태리 분) 앞에서 유진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렘 가득한 진정한 ‘미스터 션샤인’이었다. 하지만 유진의 마음속에는 항상 상처가 있었다. 조선에서는 노비로, 미국에서는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던 유년 시절이 가장 큰 상처였다. 그런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것은 곁을 지켰던 선교사 요셉이었다. 그 이유에서일까. 유진은 요셉이 보내온 편지를 읽을 때면 아버지의 품속에 안긴 어린 아이와 같은 미소를 띤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유진의 오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요셉이 싸늘한 주검으로 앞에 나타난 것. 가슴 저린 재회는 분노와 슬픔 가득한 절규로 뒤바뀌었다. 이병헌의 연기는 여기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가슴 속 모든 상처가 피를 토한다는 감정이었다. 그간 차곡차곡 쌓아왔던 감정들이 쏟아졌으며, 시청자들 또한 이를 오롯이 바치고 있는 이병헌의 몸짓 하나하나에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감정이 스쳐지나가서였을까. 14회에서 애신 앞에서 짓는 표정은 더욱 감정을 울릴 수밖에 없었다.



“고귀하고 위대한 자여, 나의 아들아. 네가 어디에 있든지 널 위해 기도하마, 기도하지 않는 밤에도 늘 신이 너와 함께 하길”이라고 생전 요셉이 유진에게 남겼던 말을 읊는 애신 앞에서 짓는 이병헌의 표정은 오열의 감정 그 자체였다. 분명 13회에서 내보였던 통곡과는 달랐다. 상처가 모든 피를 토해내는 대신, 14회에서 유진은 피가 나는 상처를 붙잡고 고통스러워했다. 하나의 감정을 두 가지의 표현으로 이끌어낸 이병헌의 연기력이 더욱 빛나는 순간이었다.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작가의 남다른 필력에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진정한 웰메이드 드라마다. 김태리, 변요한, 유연석, 김민정 등 어느 한 배우의 연기도 흠이 없다. 그 중에서도 이병헌의 연기는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 만큼 비중도 크다. 중심기둥에 서서 큰 버팀목이 되는 이병헌의 연기력 덕분일까. ‘미스터 션샤인’은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해가며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