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제목 [D-Pick] '미스터 션샤인' 이병헌, 빠져들 수밖에
등록일 2018-08-20 조회수 518

9년 만에 안방 복귀

유진 초이로 분해 호평




"연기는 갑이다."



tvN '미스터 션샤인'에서 유진 초이로 분한 배우 이병헌을 두고 하는 말이다. 9년 만에 안방에 돌아온 이병헌에 시청자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연기의 신'이라고.



'미스터 션사인'은 1900년대를 배경으로,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으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의병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로 연타석 대박을 터뜨린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만난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주로 남자 주인공을 완벽하고 멋지게 그려낸 김 작가가 이번에 택한 배우는 이병헌이었다. 1991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해피투게더'(1999), '공동경비구역 JSA'(2000), '번지 점프를 하다'(2000), '올인'(2003), '달콤한 인생'(2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아이리스'(2009), '악마를 보았다'(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내부자들'(2015), '마스터'(2016), '남한산성'(2017), '그것만이 내 세상'(2017) 등에서 다양한 옷을 입었다.



이병헌은 또 '지.아이.조 2'(2013), '레드: 더 레전드'(2013),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 '미스 컨덕트'(2016), '매그니피센트 7'(2016) 등을 거쳐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한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무대 발표자로 나서며 존재감을 빛냈다.



이병헌은 어떤 캐릭터든 자기만의 옷으로 소화한다. 불편한 옷을 입으면 어색하기 마련인데, 이병헌은 매번 자연스럽다. 이병헌의 연기를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는 이유다.



이번에 맡은 유진 초이는 배우에게 꽤 어려운 역할이다. 유진 초이는 노비였던 신분을 박차고 미국으로 건너가 검은 머리 미국인으로 살게 된 미 해병대 대위다. 자신을 짓밟은 조선에 온 그는 조선을 구하려는 고애신(김태리)을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유진 초이는 능숙한 영어 실력은 물론이고, 상처를 지니고 감정 변화를 느끼는 한 인물을 섬세하게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다.



이병헌은 이 어려운 일을 매회 해낸다. 상처가 가득한 유진 초이는 이병헌의 눈빛과 대사, 목소리 하나만으로 전달된다. 중저음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을 건드린다. 슬픔이 가득한 눈빛은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전보다 더 깊어진 눈빛이다.



특유의 절제된 연기를 보노라면 감탄이 나온다. 애신을 바라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틋한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균형감이다.



방송 전 이병헌과 김태리의 스무 살 나이 차이는 화제가 됐다. 나이 차이가 너무 나서 로맨스 케미스트리(배우간 호흡)가 잘 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극이 거듭할수록 이런 우려는 사라졌다. 오히려 둘 로맨스가 애절하다는 반응이 많다. 애신이 앞에서 마음을 절제하는 유진 초이의 마음은 오롯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런 유진 초이를 바라보는 애신도 로맨스를 더욱더 애틋하게 만든다.



'각 잡힌' 유진 초이는 중간중간 웃음을 자아내는 역할도 한다. 진지해서 더 웃기다. 카리스마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풀어질 땐 풀어지는 유진 초이는 이병헌을 만나 훨훨 날고 있다.



'미스터 션사인'에는 이병헌 외에 김태리, 김민정, 변요한, 유연석 등이 주연으로 나섰다. 이병헌은 선배로서 흔들리지 않는 기둥 역할을 해낸다.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연기는 이병헌이다.



데일리안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