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제목 [SC줌人] '미스터션샤인' 이병헌, 대체불가한 이름
등록일 2018-08-20 조회수 53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연기로는 두말 할 수가 없다.



tvN 토일극 '미스터 션샤인' 이병헌의 얘기다. 극중 유진 초이 역을 맡은 이병헌은 자기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은 채 캐릭터에 몰입, 시청자를 조선시대로 끌어당기고 있다.



19일 방송에서도 그랬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진 초이가 죽음의 위협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진은 선교사 요셉에게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조선 황제의 문서를 위조해 이득을 취했다는 음모를 씌운데 항의하고자 이정문(강신일)을 찾아갔다. 유진은 "그는 조선을 돕다 죽었소. 그를 이리 불명예스럽게 죽게 해선 안된단 말이오"라며 분노했다. 이정문은 유진의 목숨도 위험하다고 협박했고, 유진은 "조선을 떠날 때도 조선으로 돌아온 후에도 난 단 한순간도 조선에게 위협받지 않은 적 없소. 구동매(유연석)는 미국 공사관에서 인계합니다"라며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



유진의 도발에 이정문과 황은산(김갑수), 전승재(임철수) 등은 대책을 논의했다. 이정문은 유진의 수사가 상해에 있는 송영에게 닿을 거라 우려해 유진을 죽이라고 명했다. 이후 유진은 자신을 위로하러 온 고애신(김태리)과 함께 있다 저격을 당했다. 저격수의 위치를 파악한 유진은 달아나는 저격수를 향해 총을 쐈고 바닥에 쓰러진 전승재를 붙잡았다. "날 죽이려한 이유가 뭐요"라는 유진의 질문에 전승재는 "자네의 수사가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우리 조직에게 위협이 됐거든. 방금 나열한 이름들을 자넨 끝끝내 몰랐어야 했고 그래서 우리는 자네를 제거하기로 했네"라고 말했다. 충격을 받은 유진은 "그 우리라 함은 의병들이요? 도공 황은산이 그 어르신이 정말 나를 죽이라고 한 거요"라고 되물었다.



고애신을 걱정하던 전승재는 "자네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이가 오늘은 나였으나 내일은 애신이 일지도 모르고"라고 충고했고, 유진은 "걱정 마시오. 그 여인은 실패하지 않을 거요. 내가 피하지 않을테니까. 어쩐지 그게 오늘일 것 같네. 내가 지금 가마터로 갈 거거든"이라며 장총을 들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이병헌의 연기는 클래스가 달랐다. 일단 김태리와의 애절한 로맨스는 여성팬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담장 너머로 애틋한 눈빛 인사를 교환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감정을 키워가는 김태리와 이병헌의 멜로 호흡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까지 붉어지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조선에도 미국에도 속할 수 없는 유진의 딜레마, 목숨을 위협받는 기구한 인생의 트라우마 등 복잡다난한 캐릭터의 삶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며 매력을 상승시켰다. 은인과 연인이 속한 의병조직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찰나의 순간에도 고뇌와 고통스러운 심경 변화를 드러내는 감정연기로 묵직한 무게감을 더했다. 비극으로 치닫는 유진의 운명을 깊이가 다른 눈빛 연기로 풀어내는 이병헌의 내공에 시청자도 숨죽이며 극을 지켜봤다.



이제는 이병헌이 아닌 유진을 상상할 수 없게 되어버린 시점이다. 목소리 말투 눈빛 발음 발성까지 모두 이병헌이 곧 유진이고, 유진이 곧 이병헌인 완벽한 싱크로율을 뽐내고 있다. 아무런 홍보 마케팅 없이 오직 연기력 하나로 안티팬을 잠재운 것.



이러한 이병헌의 내공에 힘입어 '미스터 션샤인'은 브레이크 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방송된 '미스터 션샤인'은 평균 15.6%, 최고 17.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함과 동시에 지상파 포함 전채널 1위를 차지했다. tvN 채널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도 평균 9.9%, 최고 10.9%로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다수가 우려했던 이병헌의 캐스팅이 김은숙 작가의 신의 한수였음을 입증한 셈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