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제목 ‘미스터션샤인’ 논란도 뜨거운 감동으로 바꾼 이병헌 매직[TV와치]
등록일 2018-10-01 조회수 1304

[뉴스엔 지연주 기자]



'미스터 션샤인'이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종영했다. 호평의 중심에는 이병헌이 존재했다. 기대보다 논란을 불러 일으킨 캐스팅이었지만, 이병헌의 연기력은 결국 '미스터 션샤인'을 호평으로 이끌었다.



9월 30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 24회(최종회)에서는 미군 신분으로 조선에 돌아왔지만, 의병으로 죽음을 맞이한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병헌이 맡은 유진 초이 캐릭터는 상당히 다층적이고 복잡한 캐릭터다. 유진 초이는 노비라는 이유로 조선에서 내쫓긴 뒤 미군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도 다분히 양면적이다. 조국인 조선을 생각하는 애국심이 가슴 한 켠에 있으면서도 그만큼 증오하는 마음도 큰 캐릭터다. "내가 행동한다면 그건 조선을 망하게 하는 길이오"라는 극 초반 유진 초이의 대사에서도 조선을 향한 그의 분노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유진 초이는 고애신(김태리 분)을 만나며 변화하고 성장해나간다. 유진 초이는 양반가 여식이지만 의병활동을 하는 고애신을 사랑하게 되면서 점차 애국심을 드러냈다. 결국 유진 초이는 고애신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택했다. 유진 초이는 고애신에게 "이건 나의 히스토리이자 나의 러브스토리요. 당신의 승리를 빌며"라는 말을 남기고 일본 군인을 홀로 상대하며 죽음을 맞이했다. 유진 초이는 고애신과의 사랑도 지켜냈고, 일생을 갈등하던 미군과 조선인 사이 자기 정체성을 조선 의병으로 결정하며 죽음을 맞이했다.



이병헌은 유진 초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소화해내며 '미스터 션샤인'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이병헌은 극 초반 서늘한 눈빛 연기와 무게감 있는 어조로 냉혈한 같은 미군 유진 초이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병헌은 극이 진행됨에 따라 고애신과 조선인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변화한 유진 초이의 캐릭터를 표현했다. 갈등 속에서 변화와 성장을 반복하는 유진 초이 캐릭터는 자칫 서사의 몰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이병헌은 유진 초이 감정선의 변화를 내공 높은 연기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20살 어린 김태리와의 멜로 연기에서도 그의 탄탄한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미스터 션샤인' 캐스팅 논란은 이병헌과 김태리의 멜로 서사에서 시작됐다. 20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이병헌은 시청자의 염려를 기대와 감탄으로 바꿔놓았다. 이병헌은 스킨십 없이 눈빛과 대사만으로 김태리를 향한 절절한 사랑을 완성했다.



유진 초이는 최종회에서 죽음을 결심한 후 고애신에게 "그대는 나아가시오. 나는 한 걸음 물러나니"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 장면에서 이병헌은 눈물이 그렁한 눈빛으로 김태리를 쳐다보며 애틋함과 사랑, 죽음을 앞둔 두려움과 어쩔 수 없다는 회한을 모두 드러냈다. 김태리는 오열 연기로 극의 애잔함을 높였다.



이병헌은 절제됐지만 깊이 있는 연기로 김태리의 폭발적인 감정연기가 돋보이도록 만들었다. 이병헌이 깔아놓은 흰 도화지에 김태리가 다채로운 색깔을 입힌 셈이다. 이병헌은 처음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김태리를 여유롭게 리드하며, 숙제 같았던 '미스터 션샤인' 멜로 서사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다.



이병헌은 2009년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 이후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9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기대보다 논란과 걱정이 앞섰던 복귀였지만, 이병헌은 결국 시청자에게 유진 초이 캐릭터로 깊이 있는 여운을 남기며 퇴장했다. 이병헌이었기에 가능했던 유진 초이였고 '미스터 션샤인'이었다. (사진=t











 

vN '미스터 션샤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