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제목 대상 이병헌과 최우수상 아이유, 논란은 없었다
등록일 2018 10 15 조회수 81

지난 13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2018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APAN Star Awards)'가 열렸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모든 방송사(MBC, KBS, SBS, tvN, JTBC, OCN)를 통합한 드라마 시상식이다. 연말마다 '출석체크'를 위해 개최돼 '나눠먹기' 양상으로 진행되는 방송사 연기대상과는 달리 의미가 깊은 상일 수밖에 없다. 



대개 시상식이 끝나면 뒷말이 무성하기 마련인데, 이번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의 경우 받을 만한 작품들과 배우들이 수상을 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tvN <미스터 션샤인>이 올해의 드라마상을 거머쥐었고, tvN <나의 아저씨>가 연출상을, JTBC <라이프>의 이수연 작가가 작가상을 수상했다. 또, 박서준, 유재명, 박호산, 김민정, 신혜선, 고아성, 정해인 이상우 등 연기력을 뽐냈던 여러 배우들이 기쁨을 누렸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수상자 2명을 꼽으라면 역시 대상의 영예를 누린 tvN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과 tvN <나의 아저씨>로 중편 드라마 최우수상을 받은 이지은(아이유)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잘 알다시피 <미스터 션샤인>과 <나의 아저씨>는 시작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고, 방송 중에도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 배우는 연기력을 통해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다섯 명의 주인공이 있었다. 김민정, 변요한, 유연석, 김태리까지 제가 배울 점이 많았다. 선배로서 기특하기도 하고 정말 긴장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 외에 조연 분들이 주인공이었다."



대상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진 초이(<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병헌이 맡은 배역)'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극중 모리 타카시(김남희)의 대사 "이 오르고르 니꼬잖아"를 패러디해 "대상 니꼬잖아(네 거잖아)"라고 예상했는데, 한 치의 오차 없이 과녁에 적중했다. 이병헌의 말처럼 <미스터 션샤인>에는 5명의 매력적인 주인공이 있었지만, 그 중심점은 역시 '유진 초이'였다. 



유진 초이는 애기씨 고애신(김태리)과는 애틋한 러브 라인을 그려가야 했고, 쿠도 히나(김민정)에겐 연정의 대상이었다. 김희성(변요한)과 구동매(유연석)와는 연적(戀敵)이자 동료 관계의 이중적 관계를 형성해 가야 했다. 또, 끊임없이 '너는 누구냐?'고 묻는 시대와 치열한 싸움을 벌어야 했다. 그는 조선과 양쪽으부터 배척받는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 이 복단다단한 관계망 속에서 이병헌은 흔들림 없는 연기를 펼쳤다.



그의 눈빛은 고독한 이방인의 것이었다가, 어느 순간에는 사랑의 열병에 빠진 남자의 아련함이었다.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하는가 하면 어느새 슬픔으로 채워진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감동 속으로 밀어넣었다. 해외와 국내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했음에도 그 영역이 스크린에 한정됐다는 아쉬움이 그를 따라다녔지만,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명실공히 최고의 배우로 우뚝 섰다. 





"이지은으로 받은 상 중에 가장 큰 상을 받았다 ... 진지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 너무 부족하지만 묵직한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더 잘하겠다."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가수 아이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배우 이지은만 남아 있었다. 이지은은 극중 배역인 '이지안' 그 자체였다. 그만큼 싱크로율이 높았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역시 훌륭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아 상처받은 내면을 차갑고 메마른 눈빛으로 더할나위 없이 표현해 냈다. 이선균과의 대화 호흡도 준수했고, 할머니 봉애 역으로 출연한 손숙과 나눴던 수화 연기는 그의 노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가수로 성공을 거둔 아이유는 배우로 데뷔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가려 했으나 그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연기력 논란은 피해갈 수 없는 암초이자 연기 인생에 있어 커다란 숙제였다. KBS2 <드림하이>(2012), <최고다 이순신>(2013), <예쁜 남자>(2014), <프로듀사>(2015),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2016) 등 꾸준히 작품에 출연했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대표작이라 할 작품도 없었다. 





<나의 아저씨>를 계기로 이지은은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가 최우수상을 수상했음에도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만큼 성숙한 연기를 펼쳤다. tvN <인생술집>에 출연한 손숙은 "아이유는 정말 열심히 잘했다. 집중력, 몰입도가 특별한 것 같다. 예뻐 죽겠다"고 말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배로부터 이토록 예쁨과 칭찬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는 걸 의미하지 않겠는가? 



한 배우는 '연기'라는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장인의 위치에 올랐다. 완벽했고, 완전했다. 더 이상의 찬사는 없을 것이다. 그에게 대상이라는 상이 결코 아깝지 않다. 또 다른 한 배우는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앞으로 더욱 많은 역할을 만나게 될 테고, 우리는 그를 통해 여러 이야기들을 듣게 될 것이다. 이병헌과 이지은, 두 배우의 연기에 감사를 보낸다. 당신들의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