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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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V별점토크] '우리들의 블루스' 이병헌, 역시 명불허전!
등록일 2022-06-17 조회수 106

[TV별점토크] '우리들의 블루스' 이병헌, 역시 명불허전!






/사진=tvN

드라마가 끝났으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묵직한 한방이 가슴을 때렸다. 이 감정을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뭉클하고 묵직한 무언가를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나마 진한 여운과 감동, 정도면 근접하게 표현한 게 되려나?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마지막 종영까지 보고 난 이후의 감정이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이미 다들 아시다시피 다른 드라마에 주연급을 할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병헌, 차승원, 엄정화, 이정은, 신민아, 김우빈, 한지민, 박지환, 최영준에 김혜자, 고두심 대배우들까지. 이 드라마엔 조연이 없고 모두 주연들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실제 이야기 구성 때문이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매 회마다 주연이 바뀐다. 2회, 혹은 3회씩 주연 배우들이 바뀌었고, 마지막 세 편은 '옥동과 동석'이라는 제목으로 김혜자와 이병헌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극 중 옥동은 김혜자며, 동석은 이병헌으로 두 사람은 모자(母子) 사이다. 솔직히 말만 모자일 뿐 남보다 못한 관계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이병헌이 엄마인 김혜자에게 받은 상처 때문이다. 김혜자는 남편을 일찍 여의고, 하나 밖에 없는 딸도 바다에 빠져 죽은 후 한 달 후에 다른 남자의 두 번째 부인으로 들어가 산다. 이런 이상한 관계로 재혼을 하다보니 이병헌은 엄마를 '작은엄마'로 불러야 했으며, 그 집의 두 아들 형제는 이병헌을 매일 때렸다. 그런데도 김혜자는 이병헌의 편도 들어주지 않고, 냉정하게 대했다. 이런 상처 때문에 이병헌은 평생 엄마를 외면하고 살았다.


 


그런데 마지막 '옥동과 동석' 편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의 회복과 화해 이야기가 펼쳐진다. 말기암에 걸린 김혜자는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하며 죽음의 시간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재혼한 남편의 제사를 이유로 아들인 이병헌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길을 나선 김혜자는 먹고 싶었던 것도 먹고, 고향도 가고, 눈 오는 한라산도 구경한다. 이 여정 속에서 이병헌은 그 동안 응어리 졌던 속마음을 다 쏟아내고, 좋아하는 신민아(민선아 역)를 엄마한테 소개한다. 그리고 엄마의 된장찌개를 너무 좋아했기에 오히려 먹지 않았던 고집을 다 깨고, 엄마한테 '내일 아침 된장찌개 끓여줘요.' 부탁하고 엄마 집을 나온다. 다음 날 김혜자는 너무 행복해하며 된장찌개를 한 냄비 끓여놓고 밥상을 차려놓았다. 다음 날 아침 된장찌개를 맛있게 한술 뜬 이병헌, 그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엄마를 보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싶다. 이미 김혜자는 조용히 숨을 거둔 이후였다. 이렇게 두 사람은 '된장찌개 한 냄비'를 마지막으로 화해를 한다.



한 회당 1시간 20분씩 3회분에 걸쳐 진행 된 '옥동과 동석'의 이야기는 총 4시간 동안 오롯이 두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다. 다른 배우도 없고, 스펙타클한 사건도 없다. 앞서 말했던 두 사람이 함께 동행하는 여정만 담겨 있을 뿐이다. 글로 보면 밋밋할 수도 있는 저 상황들이 이병헌과 김혜자라는 배우의 옷을 입는 순간 묵직한 감동의 스토리로 살아났다.



특히 이병헌의 연기는 압권이다. 수십 년 가슴속에 묵히고 묵힌 응어리를 끄집어내고 토해내는 모습과 엄마를 위해 눈 쌓인 한라산을 등산해서 백록담 동영상을 찍으며 영상편지를 보내는 모습,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빛과 얼굴 표정만으로 슬픔, 애정, 그리움, 후회, 연민 등의 모든 감정을 담아냈다. 정작 그는 오열하지 않지만, 그를 보는 시청자들을 오열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이병헌의 연기력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방송이 다 끝난 후에도,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에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만큼 묵직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그러니 다들 '이병헌 이병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명성이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역시 그가 '명불허전'이란 걸 증명해주는 작품이 하나 더 쌓였다.



? '우리들의 블루스' 이병헌의 마지막 연기가 화룡점정, 유종의 미를 거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