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제목 안방극장 복귀 이병헌
등록일 2018-08-03 조회수 1099
배우 이병헌이 9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했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노비로 태어나 눈앞에서 부모를 잃고 조선을 탈출한 인물 유진 초이 역을 맡았다. 첫 회부터 ‘배우 보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그를 방영 전에 만났다.
 
“이응복 감독, 김은숙 작가의 작품인데 안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는 사실 티브이로 시작했어요. 영화를 계속해왔지만 <올인> <아이리스>처럼 드라마도 있었고요. (드라마는) 늘 오픈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고, 그래서 출연하게 됐습니다.”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가진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이병헌은 9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어쩌다 보니 영화에만 집중하게 됐지만, 드라마 시놉시스도 꾸준히 받아왔다고. 언제든 좋은 드라마가 나타나면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한다.

이병헌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을 결정한 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이야기’다. 그동안 다루지 않은 소재를 드라마로 선보인다는 것이 신선했다.

“처음 이번 작품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를 들으면서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드라마 배경이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 이야기라는 점이었어요. 이 시기를 다룬 드라마는 많지 않았거든요. 격변기였고, 그 자체가 드라마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다. 그가 <미스터 션샤인>에서 맡은 역은 노비로 태어나 눈앞에서 부모를 잃고 조선을 탈출한 인물 유진 초이다. 이병헌은 유진 초이가 한국 드라마에서는 처음 만나는 역이라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조선을 향해 애국자로 등장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조선에 대한 반감이 큰, 조선을 복수 대상으로 하는 인물이라는 것이 독특하고 흥미로운 지점인 것 같아요. 제가 맡은 유진은 미국 사람이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냉정하며 드라이해 보일 수 있어요. 그런 캐릭터를 끝까지 유지하면서 결국 누군가를 보호하고 지켜내려는 부분이 이 인물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뿐 아니라 다른 인물들 각자의 캐릭터가 가진 매력과 개성도 분명한 작품이에요.”

9년 만에 돌아온 드라마 촬영장
어딜 가나 맏형
 
오랜만에 돌아온 드라마 촬영장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영화 촬영장과 다를 뿐 아니라 <올인>이나 <아이리스>를 촬영할 때와도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했다.

“<올인> 끝내고 7, 8년 만에 <아이리스>에 출연했었는데, 그때도 현장이 달라져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아이리스> 이후 다시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면서 또 많은 변화를 느꼈습니다.”

가장 크게 체감하는 건 현장 스태프들의 연령대다. 갈수록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실감한다.

“제가 나이를 먹어가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태프들의 연령이 낮아졌어요. 배우들 사이에서 맏형일 뿐 아니라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맏형격이라 처음엔 현장이 어색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장에 가면 모두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는데, 이제 인사를 받는 입장에 서니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현장에서 이병헌은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선배이자 형이다. 그는 이번 드라마의 현장 분위기가 유독 좋은 것을 느낀다고 했다. 남녀 주인공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 김태리는 이병헌이 현장에서 편하게 대해주는 선배라고 밝혔다.

“후배들이 제가 선배라고 힘들어하거나 어려워하진 않아요. 동료로서 이야기해주고 대해줘서 편합니다. 드라마 촬영은 영화보다 일정이 힘든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늘 웃는 얼굴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밝은 에너지들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묘한 힘을 가진 김은숙 작가
김태리와 나이차 극복하는 케미
 
이병헌과 김태리의 주인공 캐스팅 사실이 알려졌을 때 두 사람 나이가 스무 살 차이여서 로맨스가 가능할지 의문이 생긴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직접 호흡을 맞춰본 두 사람은 정작 나이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이병헌은 후배인 김태리와 연기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깜짝 놀랄 때가 많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해내고 있어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실제 연기를 할 때 그것이 의식되지 않아요. 신인이라는 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좋은 감성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 전작들이 히트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인 만큼 시청자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시청자는 김은숙 작가 특유의 로맨스와 대사를 좋아하고, 또 기대하고 있다. 특히 명대사에 기대감이 높다. 그것을 이병헌 식으로 어떻게 푸느냐가 드라마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김은숙 작가는 많은 분에게 사랑받는 작가입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김은숙의 언어라는 것이 따로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낯설고 익숙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에요. 어떤 의도로 이 대본을 썼는지 모르겠어서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감독과 배우는 작가의 의도를 드라마에 백프로 반영해야 하는데, 게다가 저는 최종적으로 표현하는 입장이라 그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졌습니다. 돌이켜 보면 촬영할 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는 대사도 있어요. 묘한 힘을 가진 작가인 것 같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은 1871년 신미양요가 일어났던 시기의 기록을 담는 드라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 이야기라 드라마 초반에는 고증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국내뿐 아니라 넷플릭스(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동시 상영이 결정되어서 해외 팬들의 시선도 열려 있는 상황.

“외국 시청자는 특히 그때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아무런 정보 없이 드라마를 시청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는 결국 사람 이야기하고, 보편적인 정서와 사람과 사람의 관계나 감정을 중점적으로 다루죠. 역사적인 상황이나 사건이 큰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것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주느냐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한국 역사에 대해 문외한이라고 해도 충분히 드라마를 따라갈 수 있을 거예요.”

<미스터 션샤인>은 전 세계에서 같은 날 상영한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쉽지 않은 일이다. 이병헌이 느끼는 감정도 남다르다.

“할리우드 영화를 찍었을 때 전 세계 동시개봉을 한 적이 있지만, 한국 드라마로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드라마를 볼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송이 릴리즈되는 경우는 저도 처음이라서 기대가 됩니다. 과연 한국 역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곳에 사시는 분들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지점이 궁금합니다.”

기존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에 출연했던 남자 주인공은 극중 여자 주인공의 마음뿐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번 작품에서 이병헌이 그 계보를 이어갈지 지켜보는 재미에 많은 시청자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아내 이민정도 드라마 준비 중
가족여행·부부모임 등 행복한 일상
 
이병헌이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면서 아내 이민정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민정 역시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SBS 주말드라마 <운명과 분노>에서 주상욱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올 11월 방송을 목표로 준비 중인 <운명과 분노>는 2018년 현재를 살아가는 운명적인 사랑과 엇갈린 분노로 인해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에 선 네 남녀의 처절한 사랑이 빚어내는, 현실성 강한 정통 멜로드라마다. <파리의 연인> <아내의 유혹> <가문의 영광> 등을 제작한 호박덩굴에서 제작을 맡았다. 2016년 SBS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로 열연을 펼친 이민정은 오랜만에 작품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와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병헌의 아내나 CF모델이 아닌 배우로서 욕심을 가지고 있어서다.

두 사람은 배우라는 본업에 각자 전념하는 동시에 아들과 함께 가정도 잘 꾸리고 있다. 2013년 결혼한 두 사람은 2015년 아들 준후 군을 낳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병헌과 이민정 가족의 목격담이 수시로 올라온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아들 준후와 함께 한 사찰을 방문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고, 제주도 한 리조트에서 아이와 함께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봤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병헌의 협박사건 등으로 한때 결별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동료 연예인들과 부부동반 모임을 갖거나 골프장 데이트를 즐기는 등 행복한 일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애정전선 이상무’임을 드러내고 있다.

출처 -<여성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