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제목 [인터뷰]이병헌 "개봉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느껴요"
등록일 2022-07-31 조회수 9
[인터뷰]이병헌 "개봉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느껴요"
기사내용 요약
8월3일 개봉 재난영화 '비상선언' 출연
딸과 함께 비행기 탄 아빠 '재혁' 맡아
30개월만에 새 영화, 데뷔 후 최장 공백
"그래도 영화는 계속된다는 희망 있어"
"실제 아빠로서 아빠 연기 확신 있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이병헌(52)의 필모그래피는 '남산의 부장들'에서 멈춰섰다. '남산의 부장들'은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20년 1월에 개봉했다. 이 작품을 끝으로 이병헌이 나오는 영화를 볼 수 없었다. 물론 그는 드라마에 나왔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다양한 영화에 참여해 계속 연기했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약 30개월 간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이병헌이 나오는 영화는 1995년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 이후 25년 간, 2003년 딱 한 해만 빼고 매년 있었다.

새 영화 '비상선언' 개봉을 앞두고 이병헌을 만났다. 그는 "시사회를 마치고 무대에 올라 관객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고나니 마음 안에서 뭔가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를 손꼽아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팬데믹이 있기 전까지 이게 저의 일상이고 루틴이었죠. 이런 상황을 오랜만에 마주하니까 새삼 새롭더라고요. 내가 지나왔던 순간들이 참 행복한 일들이었다는 걸 새삼 알게 됐어요. 감사함을 많이 느껴요."

이병헌이 한국영화계에 자리를 비운 그 시기에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가 열렸다. 관객이 영화관을 찾지 않게 되자 극장은 물론이고 영화계 전체가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그 역시 이대로 영화의 시대는 막을 내리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고 했다. "극장이 계속 남아 있기는 하는 건지, OTT가 주류가 되는 시대가 온 건지, 별의별 생각을 다했어요. 아마 저를 포함한 배우들 그리고 이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이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최근에 잘되는 영화들이 또 나오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극장은 죽지 않았구나, 영화는 계속되는구나, 라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고, 그렇게 될 거예요."
 


그런 희망을 갖고 이병헌이 이번에 선보이는 영화 '비상선언'은 국내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항공재난영화다. 제작비 약 30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보니 대형 스크린이 있는 영화관에서 봐야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말 그대로 영화라는 말이 어울리는 작품이다. 이병헌은 딸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가 비행기 테러 피해를 입는 '재혁'을 연기했다. 재혁은 기내가 대혼란에 휩싸이는 상황에서도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저도 아들을 둔 아빠잖아요. 그래서 아빠 연기를 할 땐 경험적으로 확신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들 가진 아빠와 딸 가진 아빠는 자식을 대하는 태도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저한테 육아는 육체적으로 힘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근데 딸 가진 아빠들의 육아는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딸을 둔 아빠들을 많이 관찰했어요. 그런 것들을 연기에 반영하려고 했고요."

재혁이라는 인물의 또 한 가지 특징이라면 비행 공포증이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겪은 어떤 일 때문에 일종의 공황장애가 생긴 것이다. 이병헌은 20대 중반에 공황장애를 실제로 겪었다고 했다. 이 부분 역시 경험한 것들이 있어서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재혁이 겪는 것을 관객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과호흡 증상, 그러다 보면 나오는 굳어진 표정과 눈빛, 굉장히 불안해 하는 모습들, 이런 걸 다 보여줘야 했죠. 그러면서 재혁의 감정을 대사로 전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비상선언'은 비행기 내에서 벌어진 테러를 통해 인간 본질을 보여주는 시도를 한다. 어떤 사람은 이기적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남을 위해 희생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함께 힘을 합쳐 난관을 이겨내려고 한다. 이병헌은 "재난은 예측할 수도 없고 예고도 없이 찾아오잖아요. 그건 막을 수 없어요. 중요한 건 그 재난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일 겁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해요."
 

기자 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