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로 불리는 안성기와 간판 배우로 꼽히는 이병헌이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에 손도장을 찍었다고 연합뉴스가 24일
보도했다.안성기와 이병헌은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거리에 있는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 앞마당에서 손과 발 도장을 찍는 핸드프린트
행사를 했다.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은 1927년 세워져 1944년부터 3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으며 할리우드 거리 한복판에 위치해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다. 이 극장 앞마당의 시멘트 바닥에는 200여명의 할리우드 스타들의 손도장이 남아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히고 있다.
찰리 채플린, 클라크 게이블, 게리 쿠퍼, 험프리 보가트, 존 웨인, 메릴린 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왕년의 스타는 물론 브루스 윌리스, 브래드 피트, 윌 스미스, 조니 뎁 등 요즘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할리우드 배우 등 200여명이 찍은
손도장이 이곳에 있다. 동양인으로는 중국인 우위썬(吳宇森·66·영어 이름 존 우) 감독이 2002년 처음 이곳에 핸드프린트를 찍은 바 있다.
안성기와 이병헌은 아시아 배우로는 처음으로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 앞마당에 핸드프린트를 남겼다. 두 배우는 300여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 앞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시멘트 바닥에 한글과 영어로 이름을 써넣고 두 손바닥과 구둣발 자국을 깊게 남겼다. 이 행사
소식을 듣고 일본에서 왔다는 일본 여성팬들은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써넣은 커다란 플래카드를 들고 몰려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안성기는 “평소 흠모하던 명배우들과 나란히 내 손자국을 이곳에 남긴 것을 크나큰 영광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관광객으로
와서 늘 이곳에서 명배우들의 핸드프린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곤 했는데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지난 20년 동안 해왔던 배우 활동보다
앞으로 20년 동안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여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병헌과 안성기가 이곳에 핸드프린팅을 남기게 된 것을
할리우드가 한국 배우의 상품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이 할리우드 영화 업계의 주요 시장인데다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이 위치한
할리우드 거리에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이 많이 늘어나고, 구매력도 커졌다는 것이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지아이조’ 1, 2편에 잇따라 출연해 미국 영화계에도 익숙한 얼굴이고 일본과 중국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어 핸드프린트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안성기는 한국영화제작자협회가 한국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면서 가장 존경받는 ‘국민배우’라는 점을 내세워 추천한 끝에 영예를
안았다.
할리우드상공회의소 등이 공식적으로 선정해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설치하는 스타 ‘동판’과 달리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
앞 마당 핸드프린트 대상자는 극장 측이 선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