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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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日 드라마 어워드 수상 이병헌 `아이리스` 실험, 일본에서도 통했다[현지 인터뷰①]
등록일 2010.10.26 조회수 1860

배우 이병헌이 '일본 도쿄 드라마 어워즈 2010'에서 '아시아 최우수 연기상(Best Actor in Asia)'을 수상했다.

이병헌은 25일 오후 5시 일본 도쿄 메이지 기념관에서 열린 '일본 도쿄 드라마 어워즈 2010'에서 '아시아 최우수 연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 최우수 연기상'은 '도쿄 드라마 어워즈'에서 해외 작품에 출연한 배우의 뛰어난 연기와 공적을 표창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상. 이병헌은 일본 TBS 지상파 골든타임에 편성돼 기존 한류 드라마와 달리 다양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던?아이리스 통해 '아시아 최우수 연기상' 첫 번째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일본 메이지 기념관에서 열린 '도쿄 드라마 어워즈'에 참석한 이병헌을 만났다.

-먼저 수상을 축하드린다.

● 감사하다.

-병헌씨가 '도쿄 드라마 어워즈'에서 수상한 '아시아 최우수 연기상(Best Actor in Asia)'은 올해 처음으로 신설되는 상이라고 들었다.

● 주최측에서 너무 좋은 상을 주신다고 해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시아 드라마 어워즈'가 있는데 일본에서도 이런 시상식이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기도 했고.

-병헌씨 뿐 아니라 '아이리스' 역시 '최우수 외국 작품상'을 수상했는데 '도쿄 드라마 어워즈'에서 한국 작품이 선정된 것은 2008년 '황금신부', 2009년 베토벤 바이러스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들었다.

● 몇 년 전부터 느껴왔던 건데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작품을 하지만 거기서 고스란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반복적으로 시청되고 관심을 받게 되는 과정들이 이어지지 않았나? 특히 '아이리스'의 경우는 아시다 시피 일본 지상파 TBS에서 9시 프라임 타임 때 방송이 됐고 그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아이리스' 뿐 아니라 외국에서 드라마든 영화든 한국 영상물을 보는 시각의 중요도나 집중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인 듯하다.

-'아이리스'는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던 기존 한류 드라마와 다른 장르의 드라마였다. 물론 유사 장르의 인기 미드들에서 벤치마킹된 부분도 있겠지만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나 제작사 입장에선 모험적인 시도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결과물로 따라와 줬다는 것에 기쁨이 더 컸을 것 같다.

● 맞다. '아이리스'는 굉장히 실험적인 느낌이 많았다.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이고 돈이 많이 들어간 드라마이기 때문에 실험적이란 표현이 안 어울려 보일 수도 있겠지만 돈이 많이 들어갔다 해도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지 못 했다면 자칫 멜로드라마로 끝날 위험도 있었다. 어쨌든 시대적인 상황과 잘 맞아 떨어졌던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가 시청자들의 목마름을 해소해 준 것인지 모르겠지만 국내에선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이런 실험적인 시도가 다른 나라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긴 했었다. 물론 국내에서도 유사 장르의 인기 미드들이 '아이리스' 성공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드라마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기대감 같은 것이 있었다고 할까?

-항간에는 프라임 시간대 편성됐지만 굉장히 높은 시청률은 아니었다는 평도 있는데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아이리스'가 편성된 TBS 프라임 시간대는 웬만한 일본 배우들을 캐스팅 하려하면 다들 도망가는 시간대였다고 하더라. 그 만큼 '아이리스' 이전 시청률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인데 이는 역으로 '아이리스'가 이만큼의 결과물을 얻은 것이 나름의 선전이었다는 반증이 되는 것 같다.

● 그렇다. 시청률이 다른 드라마에 비해 적게 나왔다고 말할 순 있겠지만 TBS 내에서는 1등이었다. TBS 전체 프로그램 중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거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시간대 '아이리스' 방영 이전 편성된 프로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에서 드라마를 제작하시는 분들이나 '아이리스'에 관계된 분들은 나름대로 큰 공헌을 했다고 말씀 하시더라. 그래서 저 역시 "선전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렇게 상 까지 주시는 걸 보면 적어도 현지 업계 분들이나 드라마를 본 분들에게도 인상이 깊었던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기획 단계부터 시리즈 물에 대한 베이스가 어느 정도는 있었던 작품인 만큼 '아이리스2'에 대한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제작사 측에선 '아이리스'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김수현이 기억을 잃은 채 살아있는 것으로 설정, 본시리즈 같은 첩보물로 '아이리스2'를 제작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듯 하던데 '아이리스2'에 다시 참여 가능성은 있는 건가?

● 아니요. 아직 정식으로 콜이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하게 될지 안 하게 될지...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지아이조' 촬영이 다시 밀린 상태라 국내 작품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지 않았나?

● 그래서 그 사이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받아 보고 있다. 조만간 결정되지 않을 까 싶은데 드라마 보단 영화 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일본 등 아시아권 한류의 흐름을 보면 영화쪽 시장은 드라마에 비해 워낙 작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한류스타급 배우들에겐 드라마쪽 프로젝트 안배가 요구되는 지점도 생긴다. '아이리스'를 시리즈물로 가져간다는 것은 그런 부분에서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지 않나?

● 그게 배우들이 늘 겪는 딜레마다. 어떤 장르든 내 필모그래피를 내가 하고 싶은 작품으로 소신껏 결정하느냐 아니면 팬들이 나에게 바라는 것을 더 많이 생각하고 결정 하냐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인데 저는 완전히 '어느 한쪽이다'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소신껏 내가 원하는 것을 해 왔던 편이기 때문에 그런 중심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아이리스'를 사랑해 준 일본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일본은 영화보다 드라마가 강국인 나라다.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은 편이라 일본 팬 분들의 경우도 저를 '아이리스' 이후 또 다른 드라마에서 보길 원하실 텐데 아직은 차기작으로 영화 계획 밖에 없다. 하지만 근 미래 안에 좋은 드라마로 다시 인사드리고 싶다. 물론 그 사이에 계속 좋은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도쿄(일본)=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