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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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 병헌씨 공항 마중, 루버스가 있어 위안이 되었습니다!
작성자 : 제비꽃 등록일 2009.07.30 조회수 4953

(고윤숙입니다)


 


병헌씨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는 것은 나중에서야 기사를 보고 알았습니다. 얼마나 경황이 없었으면 그가 쓰고 있는 선글라스가 기억나지 않았을까요. 함성이 잦아지고 병헌씨의 밴의 문이 닫혀지는 순간에 저는 그 앞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기억을 떠올리며 밴이 달려갈 방향으로 조금 앞질러 갔습니다. 차의 창문이 열리고 선글라스를 벗은 병헌씨가 상반신을 내밀고 손을 흔들어 인사해 주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그를 기다렸던 한 시간에 비해 단지 몇 분 만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는 이미 떠나갔고, 저는 루버스 식구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루버스 식구들을 만난다면 즐거운 뒷풀이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입국장에서 보드와 갖가지 환영물들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먹고 이야기할 곳을 물색하였지요. 공항 라운지는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음식을 팔고 있었기에 한 식구의 안내를 따라 푸트 코트로 갔습니다. 갖가지 음식들을 팔고 있었고, 우리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긴장을 풀고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영화<놈놈놈> 첫 돌 상영회에서 있었던 병헌씨와의 포옹에 관한 찐한 에피소드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커피값 절약도 하고 시원하게 우리들만의 수다를 떨 수 있도록 공항 라운지의 텅 빈 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기도 하고, 더러는 의자에 앉기도 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루버스 운영에 관한 몇 가지 사안을 상의했고, 옛날 옛날 먼 옛날에 있었던 병헌씨와의 번개와 엠티, 그리고 다른 비밀에 부쳐져야 할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언제나 다시 들어도 재미있는 병헌씨와의 추억은, 병헌씨를 아주 잠시 만나고 이어지는 그에 관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증해 주는 보물이기도 합니다. 만약 그런 추억들이 없다면, 그가 떠나고 없는 빈 공간에서의 우리들이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빈곤했을 것입니다.  


몇 분의 지갑에서 모은 동전으로 마셨던 자판기 커피가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습니다. 병헌씨를 환호하고 꽃다발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할 정도로 혼잡한 상황을 겪어야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병헌씨가 헐리웃 영화에서 자신의 배역을 그토록 당당하게 해내고,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잃지 않고 우리 나라에서 영화가 개봉되어서 그토록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병헌씨, 아주 멋진 악당이 되어 주세요. 스톰 셰도우를 지지할께요. 세상의 그 어떤 악당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우리를 매혹시켜 주세요. 당신의 영화를 보기 위하여 그 촌스럽고 조악한 보드를 들고 또 다시 두 팔 높이 들께요. 그리고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할께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랬듯이 사랑할께요. 우리의 약속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병헌씨로 인하여, 처음으로 나간 공항 마중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루버스가 있어서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사진을 찍어 주시고, 동영상을 찍어 주시고, 병헌씨의 캐릭터를 제작하고, 글씨를 오려 오시고, 꽃다발을 준비하시고, 루버스의 스톰 셰도우 플랭카드를 제작하시고, 한 마음으로 먼 길 달려 오셨던 많은 식구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병헌씨의 오랜 친구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