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제목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에게 감지된 새로운 변화 6
등록일 2018-01-09 조회수 392

눈과 어깨에 들어가 있던 힘을 뺐다. 카리스마 대신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입었다. <그것만이 내세상>에 출연한 이병헌에게 감지된 변화다. 쓸쓸하지만 속정이 깊은 전직 복서 김조하로 돌아온 이병헌이 최근 경험한 새로운 일들에 대해 말했다.



# JK 필름과 첫 작품

“영화제작사 JK 필름이 만든 작품에는 처음 출연했어요. 시나리오상의 이야기가 정말 좋았고, 전체적 정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코미디를 위한 코미디, 신파를 위한 눈물이 아니었어요. 제 기준에서는 선을 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지 않았겠죠. 영화가 전체적으로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 쓸쓸해서 마음이 갔던 김조하

“김조하는 아픔과 상처에 익숙해진 인물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늘 혼자 잡초 같은 인생을 살아왔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억울한 상황이 와도 터트리기보다는 차라리 뒤돌아서는 편을 택합니다. 보통 영화에서 어린 시절 커다란 아픔을 겪고 자란 캐릭터는 비뚤어지고 변형된 인간성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조하는 그렇지 않아서 좋았어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쓸쓸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살아오면서 김조하 같은 이들을 많이 봤습니다. 진짜 어렵게 자랐지만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사람들이요.”



# 즉각적인 행복감, <그것만이 내 세상>

“배우들은 코미디가 가미된 영화를 찍으면 즉각적인 행복감을 느낍니다. 물론 감동적인 내용도 좋지만 본 사람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기가 어려우니까요. 관객이 영화를 보고 나서 ‘으아 감동~’이라고 하진 않으니.(웃음) 반면 코미디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웃고 떠들잖아요. 배우의 입장에서는 약간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사실 <광해>(2012)나 <내부자들>(2015)처럼 사람들이 즉각 즉각 반응했던 영화들은 저도 몰래 상영 중인 극장에 찾아가 보게 됩니다. 행복감을 얻으려고요.”



# 놀라운 후배 박정민과의 호흡

“박정민은 김조하의 이복동생 오진태로 출연합니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피아노 천재에요. 현장에서는 후배가 아닌 동료라고 여기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가 ‘이거 한 번 봐봐, 어때?’라고 하면 정민이가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하는 식으로요. 참 믿음직스러운 친구입니다. 도를 지나치는 아이디어를 내지를 않아요. 애드리브 센스도 남달랐습니다.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 신인감독과의 연이은 협업

“<그것만이 내 세상>은 최성현 감독의 입봉작입니다. 최근작 <싱글라이더>(2017)도 신인감독님과 함께 했어요. 배우로서 감독님의 전작을 볼 수 없는 상황이면 약간 고민하게 되는 건 사실입니다. 제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렸던 정서와 그림 그 이상이 나올지, 아니면 아예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를 알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선택했습니다. 그 순간부터는 선장의 말을 따르는 거죠. 연출자의 색깔과 세계관을 많이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그 세계를 감독님이 펼칠 수 있어야 하니까요.”



# <지아이조 3> 스톰 섀도

“2009년부터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지.아이,조(G.I. Joe)> 시리즈에 스톰 섀도 역으로 출연 중입니다. 현재 2편까지 개봉됐어요. 또 출연할지는 모르겠습니다. 3편이 제작된다고 하더라도 스톰 섀도우가 나올지는 기다려봐야죠. 워낙 캐릭터가 많은 이야기니까요. 제작사 파라마운트와는 3편까지 계약을 했습니다. 만약 스톰 섀도우로 합류해야 한다면 스케줄을 비워야 한다는 내용이죠. 저로서는 유종의 미를 거두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성선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