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달콤했던 선택이 있었다면 그건, 배우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바로 그 순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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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팩션 NO...'남한산성', 작품성+흥행성 두 마리 토끼잡을까
등록일 2017-08-29 조회수 890

[OSEN=김보라 기자]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정통 사극이다. 사실과 픽션을 적절히 버무린 ‘팩션’ 사극이 대세인 이 시대에, 정통 사극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당찬 의지를 표명했다. 내달 추석 연휴에 맞춰 개봉하는 ‘남한산성’이 작품성와 흥행성이라는 그 어려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대중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한산성’은 1636년 명-청 교체기에, 청의 새로운 군신관계 요구와 이에 척화로 맞선 조선의 이야기를 그린다. 조선이 화친을 거부한 병자년 12월 청이 조선을 침략하며 병자호란이 발발하고 조선의 왕 인조와 조정 대신들은 남한산성으로 몸을 피하지만 청의 대군에 둘러싸인 채 성 안에 고립된다.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조선의 단면을 영화화했다.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충심은 같았지만, 화친과 척화를 각각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 분)과 청과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분)이 빚어내는 팽팽한 갈등이 드라마틱하게 완성됐다. 영화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이병헌과 김윤석의 연기력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외에도 인조 역의 박해일, 서날쇠 역의 고수, 이시백 역의 박희순, 정명수 역의 조우진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만나 스크린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 



2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남한산성’의 제작보고회가 열려 김윤석 이병헌 고수 박해일 박희순 조우진 등의 주연 배우들과 황동혁 감독이 참석했다. ‘남한산성’은 역사를 왜곡하거나 상상력을 가미하지 않고, 탄탄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 대중성을 인정받은 감독, 그리고 신들린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배우들과의 만남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청과의 화친을 주장한 이조판서 최명길 역의 이병헌은 이날 “‘광해’나 ‘협녀’는 역사에 픽션을 가미한 판타지가 있었는데 ‘남한산성’은 다르다”라며 “실제의 역사를 재현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은 “이번 영화는 팩션 사극이 아닌 역사에 정통한 사극이다. 그래서 좀 더 진지하고 진중하게 임했다”라고 작품을 분석하고 연기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이조판서 최명길과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예조판서 김상헌 역의 김윤석은 “‘전우치’ 때 사극을 맛본 적은 있지만 제대로 건드리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고전의 작품이었다면 재미있게 찍을 수도 있었을텐데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의 슬픈 역사를 다룬 굴욕적인 역사이자 기억이다. 이것을 제대로 건드려서 알아야 한다는 점들이 굉장히 와 닿았다”고 말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동안 전국을 돌며 남한산성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특히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영화 속 모든 공간과 작은 소품 하나까지 리얼하게 연출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자신했다. 



황 감독은 정통사극을 고수한 이유에 대해 “작가님이 만들어놓으신 소설 속 인물들과 남한산성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묘사를 정확히 하고 싶었다”라며 “소설책에는 읽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아픈 묘사들이 많았고, 두 신하들(명길-상헌)의 논쟁을 읽다가 눈물이 나는 뭉클함도 있었다. 두 가지 감정을 모두 살려서 가고 싶은 생각이었다. 역사에 최대한 가깝게 재현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남한산성’이 퓨전 사극이나 팩션 드라마처럼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멜로나 액션 이외의 장르적 요소를 섞지 않았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한 전 연령층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옛 단어 하나 바꾸지 않고 최대한 옛말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여타 사극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